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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14 20:02 (F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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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커스 취재

    분노한 에트나 화산, 시칠리아 하늘길 9일째 마비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이 거대한 화염과 재를 뿜어내며 여름 휴가철의 낭만을 잿빛으로 물들였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화산 활동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상공을 뒤덮었으며, 이로 인해 시칠리아의 관문인 카타니아 공항의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수백 편의 항공기가 지상에 묶이면서 수만 명의 여행객이 공항 터미널 바닥이나 수하물 벨트 위에서 밤을 지새우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이 인간의 이동권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으로 변모한 순간이다.항공 대란의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700편이 넘는 비행 일정이 취소되거나 변경되었으며, 인근 몰타 국제공항까지 화산재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지중해 전체의 항공 네트워크가 휘청이고 있다. 카타니아 공항 측은 안전을 위해 활주로 폐쇄와 재개방을 반복하고 있으나,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화산재를 치워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현지에 고립된 관광객들은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과 숙소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아수라장이 된 공항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이탈리아 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카타니아 공항으로 향하지 못한 승객들을 위해 인근 공항으로의 회항을 유도하고, 이들을 수송하기 위한 특별 열차와 셔틀버스를 긴급 편성했다. 공항 내부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되어 식수와 생필품을 전달하며 고립된 이들을 달래고 있지만, 휴가철 성수기와 겹친 탓에 현장의 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여행객들의 즐거워야 할 휴가는 화산재와 싸우는 생존의 현장으로 뒤바뀌어 버렸다.경제적 타격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시칠리아 경제협회는 이번 화산 분화로 인한 관광업계의 손실액이 최대 4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숙박 예약 취소와 음식점 매출 급감은 물론, 항공사들의 보상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역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이라는 명성이 평소에는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효자 노릇을 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지역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지질학계에서도 이번 분화의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지질화산연구소는 에트나 화산의 여러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용암이 분출되는 현상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통상적인 분화보다 화산재 배출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항공 운항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암이 산비탈을 타고 흘러내리는 장관이 연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중으로 퍼진 미세한 화산재 입자가 항공기 엔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어 운항 재개 결정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현재 화산 활동은 폭발적인 단계에서는 다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분출이 언제 완전히 멈출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산 내부의 압력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추가 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칠리아를 찾은 수만 명의 관광객은 여전히 하늘길이 열리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며 화산의 눈치를 보고 있다.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이 세운 정교한 휴가 계획과 항공 시스템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에트나 화산은 묵묵히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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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토로 보러 제주 가요" 지브리전 흥행 돌풍

     제주국제공항 도착장을 나서자마자 마주하는 인파의 시선은 한곳으로 쏠려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를 옮겨놓은 ‘도토리숲’ 팝업 스토어가 여행객들을 반기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 구좌읍 송당리 동화마을에 들어선 ‘스튜디오 지브리 전시관’은 개관 한 달 만에 도민들조차 휴가철이 지나기를 기다려야 할 만큼 뜨거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도쿄와 나고야의 지브리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고품격 전시가 제주 자연과 만나 새로운 문화 지형을 만들고 있다.전시가 열리는 제주 동화마을은 12만㎡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에 제주의 팽나무와 자연석을 배치한 개방형 공원이다. 인위적인 테마파크라기보다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속 숲의 정령인 코다마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원시적 자연미를 자랑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하얀색 대형 전시관은 약 3,100㎡ 규모로, 입구에서부터 거대한 가오나시 조형물이 관람객을 압도하며 지브리의 세계로 안내한다.전시관 내부는 총 17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들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이웃집 토토로’ 구역에서는 숲속에 누워 있는 토토로와 그 배 위에 엎드린 메이의 포근한 질감을 실물 크기로 감상할 수 있다.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작품 속 배경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몰입형 연출이 돋보인다. 감독의 오리지널 원화와 콘티 등 전문적인 자료들도 함께 전시되어 예술적 깊이를 더했다.특히 이번 제주의 전시는 일본 현지에서도 볼 수 없는 ‘세계 최초’ 조형물들을 대거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다. 5m 높이로 공중에 떠 있는 ‘천공의 성 라퓨타’와 실제로 육중한 몸체를 움직이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지브리 팬들에게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신들의 온천장 골목은 조명을 활용해 낮과 밤의 변화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은 단연 ‘네코버스’다. 행선지가 ‘제주’로 표시된 이 거대한 고양이 버스는 관람객이 직접 내부에 탑승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버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찍는 사진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전시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전시관을 빠져나오면 ‘마녀배달부 키키’를 테마로 한 코리코 카페와 수국길이 이어져, 관람의 여운을 제주의 자연 속에서 천천히 음미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지브리 전시는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성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동심을 되찾아주는 세대 공감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라는 섬이 주는 평온함과 지브리의 판타지가 결합하여 관람객들에게 깊은 휴식을 제공한다. 제주의 푸른 숲과 지브리의 동화적 상상력이 만난 이번 특별전은 단순한 관광 콘텐츠를 넘어,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날의 기록을 남기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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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뱅 20주년 귀환…초현실적 비주얼 압도

     케이팝의 살아있는 전설 빅뱅이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신곡 발표를 앞두고 압도적인 분위기의 시각 자료를 공개하며 컴백 열기를 지폈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13일 공식 채널을 통해 새 디지털 싱글 '빅(BIG)'의 두 번째 비주얼 포토를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이미지는 앞서 보여준 화려한 색감의 티저와는 상반된 모노톤의 미학을 담아내며, 한층 깊어진 멤버들의 예술적 감성과 세련된 매력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공개된 사진 속 배경은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의 작품을 보는 듯한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화의 질감이 살아있는 하늘 아래 배치된 비정형의 구조물과 굴뚝 형상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미장센을 완성했다. 그 중심에서 멤버들은 군더더기 없는 수트 차림으로 등장해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발산했으며,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쌓아온 관록이 묻어나는 눈빛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했다.이번 신곡 '빅'은 빅뱅의 음악적 정체성을 집대성한 결과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타이틀 포스터부터 아트웍 무드의 이미지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된 콘텐츠들은 빅뱅이 단순한 아이돌을 넘어 하나의 예술적 아이콘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 팬들은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콘셉트를 들고 나왔던 이들이 2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시점에 어떤 음악적 실험과 메시지를 던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빅뱅의 공식 컴백일은 그들이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던 날과 같은 8월 19일로 확정됐다. 이날 오후 6시 베일을 벗을 디지털 싱글은 20년 역사를 함께한 팬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새로운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음원 공개 소식과 함께 전해진 월드투어 일정은 글로벌 팬덤을 더욱 들끓게 만들고 있으며, 티켓 예매 전쟁을 예고하는 등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컴백 직후 이어지는 월드투어 'XX : 코스모스'는 빅뱅의 글로벌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의 첫 공연을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와 아시아를 아우르는 대장정이 계획되어 있다.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총 33회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투어는 역대급 규모의 무대 장치와 연출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 공연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빅뱅의 귀환은 정체된 가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케이팝의 뿌리와 미래를 잇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데뷔 20주년이라는 무게감에 걸맞은 초월적인 비주얼과 음악으로 무장한 이들이 다시 한번 차트 정상에 서며 자신들의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 세계는 지금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모습으로 돌아올 준비를 마친 다섯 남자의 움직임에 숨을 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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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끼만행 50주기 추모식, 유가족 반세기 만의 방한

     한반도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던 판문점의 비극이 반세기의 시간을 지나 50주기를 맞이했다. 1976년 8월 18일, 공동경비구역 내 미루나무 가지치기라는 일상적인 작업이 전면전의 문턱까지 치달았던 도끼만행사건은 오늘날까지도 남북 대치의 엄혹한 현실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억된다. 당시 북한군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미군 장교 2명이 목숨을 잃었던 현장은 이제 단순한 과거의 기록을 넘어, 한미 동맹의 결속력과 정전협정의 무게감을 증명하는 성지로 자리 잡았다.당시 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시야 확보 문제였으나 그 결과는 파괴적이었다. 유엔군 측의 정당한 작업 요구에 북한군은 살상 도구를 휘두르며 폭력으로 응수했고, 이는 정전 이후 처음으로 데프콘 3단계가 발령되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미국은 즉각 '폴 버니언'이라는 작전명 아래 항공모함과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 인근에 전개하며 강력한 응징 의지를 보였다. 나무 한 그루를 베기 위해 투입된 압도적인 군사력은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고 김일성의 사과를 끌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이 사건은 판문점의 물리적 풍경마저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까지는 군사분계선의 구분 없이 남북 경비병들이 뒤섞여 근무하던 진정한 의미의 공동경비구역이었으나, 비극 이후 콘크리트 턱이 설치되며 엄격한 분할 경비 체제로 전환되었다. 자유로운 왕래가 차단된 자리에 들어선 냉전의 벽은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질 남북 관계의 단절을 예고하는 서막과도 같았다. 2018년의 비무장화 시도가 무색하게도, 현재의 판문점은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분단의 최전선으로 남아 있다.50년이 흐른 2026년 현재, 유엔사는 당시 희생된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딴 캠프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기존 경비대대를 여단급으로 격상하여 정전협정 이행 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지형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는 단순한 부대 명칭의 계승을 넘어, 과거의 희생을 바탕으로 더 견고한 억제력을 구축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투영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이번 50주기 추모식에는 당시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유가족들이 직접 방한하여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반세기 전 아버지를 잃은 유족들이 밟게 될 판문점의 땅은 여전히 총성이 멎지 않은 정전 상태의 현장이다. 유엔사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가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는 동시에,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정전협정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오늘날의 공동경비구역은 50년 전 미루나무 밑에서 벌어진 참극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곳곳에 배어 있다. 새롭게 창설되는 경비·정전이행 여단은 현대화된 감시 체계와 강화된 지휘 구조를 통해 불의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과거 미루나무 조각이 박물관의 유물로 남겨진 것처럼, 한반도의 긴장 또한 언젠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를 바라는 염원 속에 장병들은 오늘도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경계 임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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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끼만행 50주기 추모식, 유가족 반세기 만의 방한

     한반도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던 판문점의 비극이 반세기의 시간을 지나 50주기를 맞이했다. 1976년 8월 18일, 공동경비구역 내 미루나무 가지치기라는 일상적인 작업이 전면전의 문턱까지 치달았던 도끼만행사건은 오늘날까지도 남북 대치의 엄혹한 현실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억된다. 당시 북한군의 기습적인 공격으로 미군 장교 2명이 목숨을 잃었던 현장은 이제 단순한 과거의 기록을 넘어, 한미 동맹의 결속력과 정전협정의 무게감을 증명하는 성지로 자리 잡았다.당시 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시야 확보 문제였으나 그 결과는 파괴적이었다. 유엔군 측의 정당한 작업 요구에 북한군은 살상 도구를 휘두르며 폭력으로 응수했고, 이는 정전 이후 처음으로 데프콘 3단계가 발령되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다. 미국은 즉각 '폴 버니언'이라는 작전명 아래 항공모함과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 인근에 전개하며 강력한 응징 의지를 보였다. 나무 한 그루를 베기 위해 투입된 압도적인 군사력은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고 김일성의 사과를 끌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이 사건은 판문점의 물리적 풍경마저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전까지는 군사분계선의 구분 없이 남북 경비병들이 뒤섞여 근무하던 진정한 의미의 공동경비구역이었으나, 비극 이후 콘크리트 턱이 설치되며 엄격한 분할 경비 체제로 전환되었다. 자유로운 왕래가 차단된 자리에 들어선 냉전의 벽은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질 남북 관계의 단절을 예고하는 서막과도 같았다. 2018년의 비무장화 시도가 무색하게도, 현재의 판문점은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분단의 최전선으로 남아 있다.50년이 흐른 2026년 현재, 유엔사는 당시 희생된 보니파스 대위의 이름을 딴 캠프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기존 경비대대를 여단급으로 격상하여 정전협정 이행 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 지형에 대응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는 단순한 부대 명칭의 계승을 넘어, 과거의 희생을 바탕으로 더 견고한 억제력을 구축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투영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이번 50주기 추모식에는 당시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유가족들이 직접 방한하여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반세기 전 아버지를 잃은 유족들이 밟게 될 판문점의 땅은 여전히 총성이 멎지 않은 정전 상태의 현장이다. 유엔사 관계자들은 이번 행사가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는 동시에,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정전협정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오늘날의 공동경비구역은 50년 전 미루나무 밑에서 벌어진 참극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곳곳에 배어 있다. 새롭게 창설되는 경비·정전이행 여단은 현대화된 감시 체계와 강화된 지휘 구조를 통해 불의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과거 미루나무 조각이 박물관의 유물로 남겨진 것처럼, 한반도의 긴장 또한 언젠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를 바라는 염원 속에 장병들은 오늘도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경계 임무를 이어가고 있다.

  • 분노한 에트나 화산, 시칠리아 하늘길 9일째 마비

     유럽의 지붕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에트나 화산이 거대한 화염과 재를 뿜어내며 여름 휴가철의 낭만을 잿빛으로 물들였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화산 활동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상공을 뒤덮었으며, 이로 인해 시칠리아의 관문인 카타니아 공항의 기능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수백 편의 항공기가 지상에 묶이면서 수만 명의 여행객이 공항 터미널 바닥이나 수하물 벨트 위에서 밤을 지새우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이 인간의 이동권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으로 변모한 순간이다.항공 대란의 규모는 시간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700편이 넘는 비행 일정이 취소되거나 변경되었으며, 인근 몰타 국제공항까지 화산재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지중해 전체의 항공 네트워크가 휘청이고 있다. 카타니아 공항 측은 안전을 위해 활주로 폐쇄와 재개방을 반복하고 있으나, 쉴 새 없이 쏟아지는 화산재를 치워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현지에 고립된 관광객들은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과 숙소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아수라장이 된 공항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이탈리아 당국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카타니아 공항으로 향하지 못한 승객들을 위해 인근 공항으로의 회항을 유도하고, 이들을 수송하기 위한 특별 열차와 셔틀버스를 긴급 편성했다. 공항 내부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되어 식수와 생필품을 전달하며 고립된 이들을 달래고 있지만, 휴가철 성수기와 겹친 탓에 현장의 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여행객들의 즐거워야 할 휴가는 화산재와 싸우는 생존의 현장으로 뒤바뀌어 버렸다.경제적 타격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시칠리아 경제협회는 이번 화산 분화로 인한 관광업계의 손실액이 최대 4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숙박 예약 취소와 음식점 매출 급감은 물론, 항공사들의 보상 문제까지 겹치면서 지역 경제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활화산이라는 명성이 평소에는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효자 노릇을 했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지역의 생존을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지질학계에서도 이번 분화의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탈리아 국립지질화산연구소는 에트나 화산의 여러 지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용암이 분출되는 현상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통상적인 분화보다 화산재 배출 기간이 길어지고 있어 항공 운항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용암이 산비탈을 타고 흘러내리는 장관이 연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중으로 퍼진 미세한 화산재 입자가 항공기 엔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어 운항 재개 결정은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현재 화산 활동은 폭발적인 단계에서는 다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분출이 언제 완전히 멈출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화산 내부의 압력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추가 분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칠리아를 찾은 수만 명의 관광객은 여전히 하늘길이 열리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며 화산의 눈치를 보고 있다.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이 세운 정교한 휴가 계획과 항공 시스템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에트나 화산은 묵묵히 증명하고 있다. 

  • 폰 넘어 안경까지, 삼성·퀄컴 AI 동맹 가속

     모바일 기기의 성능 지표가 단순한 하드웨어 스펙을 넘어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지능형 경험으로 완전히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애플리케이션의 실행 속도나 고사양 게임의 프레임 유지력, 배터리 효율 등이 스마트폰의 우열을 가리는 잣대였다면, 이제는 실시간 통번역의 정확도와 복잡한 문서 요약 능력, 지능형 사진 편집 기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변화는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단순한 통신 도구가 아닌, 개인화된 AI 비서로 인식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삼성전자는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6을 통해 이러한 AI 중심의 모바일 생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새롭게 공개된 갤럭시 Z 폴드8과 폴드8 울트라, 그리고 Z 플립8은 폴더블 폼팩터의 물리적 진화를 넘어 고도화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화면을 활용한 멀티태스킹 환경에서 AI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최적의 결과물을 제안하는 모습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한 지능형 경험의 정점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는다.이러한 혁신의 심장부에는 퀄컴의 차세대 프로세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신제품에는 갤럭시 전용으로 최적화된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가 탑재되어 기존 모델 대비 비약적인 AI 연산 속도 향상을 이뤄냈다. 퀄컴은 이제 스마트폰용 칩셋 제조사를 넘어 웨어러블과 확장현실 기기까지 아우르는 멀티 디바이스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갤럭시 워치 울트라2와 워치9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는 손목 위에서도 끊김 없는 AI 비서 기능을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특히 이번 언팩과 구글 I/O를 통해 공개된 스마트 글래스는 모바일 생태계의 영역 확장을 상징하는 결과물이다. 스냅드래곤 AR1 1세대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이 기기는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폰의 기능을 시각적으로 확장한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주머니에서 꺼내지 않고도 눈앞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시간 번역 정보를 확인하거나 내비게이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스마트폰이 중심이 되었던 디지털 삶이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이다.삼성과 퀄컴, 그리고 구글의 삼각 동맹은 하드웨어와 칩셋,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은 스마트폰에서 검증된 강력한 성능을 바탕으로 스마트 글래스와 워치 등 다양한 기기에 이식되며 사용자에게 일관된 지능형 경험을 제공한다. 기기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환경 속에서, 사용자는 어떤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개인화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텔리전트 라이프'의 초입에 들어서게 되었다.결국 미래 모바일 경쟁의 승패는 누가 더 강력한 칩셋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그 성능을 바탕으로 얼마나 직관적이고 유용한 AI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스마트폰을 넘어 안경과 시계로 확장되는 스냅드래곤 생태계는 디지털 기기가 인간의 감각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지능적으로 확장하는 시대를 예고한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단순히 기기의 종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인류가 정보를 소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우다징 감독 선임, 린샤오쥔 2030 재기 도울까?

     세계 쇼트트랙의 단거리 제왕으로 군림했던 우다징이 스케이트날을 벗자마자 지휘봉을 잡았다. 중국 동계스포츠 당국은 최근 공개 채용 절차를 마무리하고, 올 초 빙판을 떠난 우다징을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도자로서의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32세의 젊은 리더를 선택한 이번 결정은 파격을 넘어 도박에 가깝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하고 세계 무대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는 중국 쇼트트랙의 절박함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우다징 감독은 선수 시절 500m 종목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중국 빙상의 자존심을 지켜온 인물이다.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압도적인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중국 팬들에게 영웅 대접을 받아왔다. 특히 한국의 쟁쟁한 선수들을 따돌리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던 기억은 여전히 중국 쇼트트랙의 가장 찬란한 순간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이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예전의 폭발력을 잃었고, 결국 지도자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되었다.이번 인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귀화 선수 린샤오쥔과의 호흡이다. 린샤오쥔은 지난 2월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 중국 국적으로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으나, 부상 여파로 인해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한때 세계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불렸던 그였기에 실망감은 더욱 컸다. 이제 린샤오쥔은 선수 시절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자신이 넘어서고 싶어 했던 목표였던 우다징을 감독으로 모시며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워야 하는 묘한 상황에 놓였다.기술적인 측면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제공한다. 본래 중장거리에 강점을 보였던 린샤오쥔은 중국 귀화 이후 팀 사정에 따라 500m 단거리로 주종목을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세계 최고의 스타트 기술과 폭발력을 보유했던 우다징의 노하우가 전수된다면 린샤오쥔의 재기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30년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까지 현역 연장 의사를 밝힌 린샤오쥔에게 우다징 감독의 부임은 위기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그러나 중국 내부의 시선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인 세대교체 실패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젊은 감독이 베테랑 선수들을 장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체계적인 지도자 교육을 받지 않은 우다징이 국제 무대의 치열한 수 싸움을 이겨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린샤오쥔 역시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에 접어든 만큼, 신구 조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우다징 감독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결국 우다징 체제의 성공 여부는 린샤오쥔의 부활과 신예 발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에 달려 있다. 한때 빙판 위에서 서로의 뒤를 쫓던 경쟁자들이 이제는 감독과 제자라는 이름으로 운명공동체가 되었다. 무너진 중국 쇼트트랙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손을 잡은 두 남자의 동행이 4년 뒤 프랑스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전 세계 빙상계가 주목하고 있다. 파격적인 인사 뒤에 숨겨진 중국의 승부수가 통할지는 이제 우다징 감독의 지도력에 맡겨졌다. 

  • 이제훈 잔혹사, 시그널2 이어 승산까지 덮친 악재

     배우 이제훈이 또다시 동료 배우의 외적 논란으로 인해 자신의 피땀 어린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성실함의 대명사로 불리며 쉼 없이 작품 활동에 매진해 온 그가 이번에는 차기작 공동 주연 배우의 역사적 논란이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주연 배우 하영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랑스럽게 언급한 가문의 내력이 오히려 친일 부역 행적으로 밝혀지면서, 이제훈과 함께 90% 이상 촬영을 마친 드라마 '승산 있습니다'는 방영 전부터 거센 비판의 직격탄을 맞게 되었다.이번 사태의 발단은 하영이 방송에서 자신의 증조부를 고종황제를 진료한 명의로 소개하며 가문의 자부심을 드러낸 것이었다. 그러나 네티즌들의 정밀한 검증 결과, 해당 인물은 일제강점기 대표적 친일 단체인 대정실업친목회의 평의원이자 이토 히로부미 추모대회 준비위원으로 활동한 안상호임이 드러났다. 소속사의 성급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사료들이 쏟아지자 결국 하영은 무지함을 고백하며 고개를 숙였으나, 이미 대중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드라마 제작진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내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이제훈과 하영이 법조 탐정물로서 환상의 호흡을 맞춰온 터라, 주연 배우의 역사 논란은 작품 전체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 이미 촬영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어 배우 교체나 전면 재촬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지만, 친일파 후손이 주연을 맡은 작품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광고 유치와 해외 수출 등 흥행 전반에 먹구름이 끼었다. 제작사 측은 사안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대중이 이번 사태에 유독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유는 이제훈이 겪어온 잔혹한 '상대역 잔혹사' 때문이다. 2021년 '모범택시' 당시 주연급 배우의 학폭 논란으로 막대한 분량을 재촬영해야 했던 고통은 시작에 불과했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기대작 '두 번째 시그널' 역시 주연 배우 조진웅의 과거 소년범 전력 시인과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으로 인해 촬영을 마치고도 빛을 보지 못한 채 창고에 갇혀 있다. 이제훈은 오로지 동료들의 일탈 때문에 자신의 커리어가 멈춰 서는 비극을 반복하고 있다.이제훈은 평소 개인적인 시간까지 반납하며 현장에 헌신하는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작품에 참여한 모든 스태프의 진정성이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그의 과거 인터뷰 내용은 이번 사태와 맞물려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연기력이나 성실함과는 무관하게 오직 '인복'이 없다는 이유로 연이은 악재를 마주한 그에게 팬들은 "이제훈이 무슨 죄냐"며 격려를 보내고 있다. 동료 배우의 과거사가 작품의 생사까지 결정짓는 연예계의 가혹한 현실 앞에 이제훈의 노력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현재 '승산 있습니다' 측은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으나, 하영에 대한 대중의 냉담한 시선은 여전하다. 이제훈은 묵묵히 촬영에 임하고 있지만, 전작들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찾아온 세 번째 악재는 배우 개인에게도 큰 심리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배우의 성실함이 동료의 외적 변수를 이겨내고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다시 불운의 기록을 추가하게 될지 방송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제훈의 헌신이 이번에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 맥주보다 무서운 고등어? 통풍 환자 '퓨린' 주의보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여 '질병의 왕'이라 불리는 통풍이 현대인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흔히 통풍의 주범으로 맥주를 지목하지만, 건강식으로 알려진 고등어나 닭가슴살 역시 방심하고 먹었다가는 요산 수치를 급격히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통풍은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체내에서 분해되며 생성되는 요산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관절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따라서 단순히 술을 끊는 것을 넘어 평소 섭취하는 식재료 속 퓨린 함량을 꼼꼼히 따져보는 지혜가 필요하다.많은 이들이 맥주를 통풍의 최대 적군으로 여기지만, 실제 퓨린 함량을 비교해보면 의외의 결과가 나타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맥주 500mL 한 잔에 든 퓨린은 약 35mg 수준인 반면,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 100g에는 그 3배가 넘는 122mg의 퓨린이 포함되어 있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고등어일지라도 요산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한 식재료인 셈이다. 특히 조림이나 찜을 할 때는 퓨린이 녹아 나온 국물을 피하고 살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동물의 내장 부위는 퓨린의 거대한 저장소와 다름없다. 간이나 곱창 등은 100g당 퓨린 함량이 돼지의 경우 284mg, 소는 219mg에 달해 맥주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러한 내장 요리를 술과 곁들이는 습관이다. 알코올은 신장에서 요산이 빠져나가는 통로를 막고 수분만 배출시키기 때문에, 내장류 안주와 술을 함께 먹는 행위는 체내 요산 농도를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최악의 조합이 된다.운동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닭가슴살도 통풍 안전지대는 아니다. 근육 생성을 위해 매일 닭가슴살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100g당 141mg에 달하는 퓨린이 몸속으로 유입되어 요산 수치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다이어트나 근성장을 위해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이라면, 동물성 단백질에만 의존하기보다 식물성 공급원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닭가슴살 위주의 편중된 식단이 오히려 관절 건강을 해치는 독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전문가들은 동물성 단백질의 대안으로 콩류를 적극 추천한다. 렌틸콩이나 강낭콩 같은 식물성 식품은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하면서도 퓨린 함량이 붉은 고기에 비해 현저히 낮다. 또한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해 요산 배출을 돕고 체내 대사 환경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식단에서 퓨린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육류 섭취 비중을 줄이고 콩류를 통한 단백질 보충 비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통풍 발작의 위험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결국 통풍 관리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조절하느냐의 싸움이다. 고등어나 닭가슴살처럼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자신의 요산 수치에 맞춰 섭취 빈도를 조절하는 절제가 필수적이다. 물을 충분히 마셔 요산 배출을 원활하게 하고, 퓨린이 많은 국물 요리보다는 건더기 위주의 식습관을 갖는 작은 변화가 중요하다. 바람만 불어도 고통스러운 통풍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오늘 내가 먹는 식단 속 숨겨진 퓨린의 양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아야 한다.

  • "토토로 보러 제주 가요" 지브리전 흥행 돌풍

     제주국제공항 도착장을 나서자마자 마주하는 인파의 시선은 한곳으로 쏠려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를 옮겨놓은 ‘도토리숲’ 팝업 스토어가 여행객들을 반기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 구좌읍 송당리 동화마을에 들어선 ‘스튜디오 지브리 전시관’은 개관 한 달 만에 도민들조차 휴가철이 지나기를 기다려야 할 만큼 뜨거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도쿄와 나고야의 지브리 미술관을 연상케 하는 고품격 전시가 제주 자연과 만나 새로운 문화 지형을 만들고 있다.전시가 열리는 제주 동화마을은 12만㎡에 달하는 광활한 대지에 제주의 팽나무와 자연석을 배치한 개방형 공원이다. 인위적인 테마파크라기보다 애니메이션 ‘원령공주’ 속 숲의 정령인 코다마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원시적 자연미를 자랑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마주하게 되는 하얀색 대형 전시관은 약 3,100㎡ 규모로, 입구에서부터 거대한 가오나시 조형물이 관람객을 압도하며 지브리의 세계로 안내한다.전시관 내부는 총 17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들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이웃집 토토로’ 구역에서는 숲속에 누워 있는 토토로와 그 배 위에 엎드린 메이의 포근한 질감을 실물 크기로 감상할 수 있다.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작품 속 배경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몰입형 연출이 돋보인다. 감독의 오리지널 원화와 콘티 등 전문적인 자료들도 함께 전시되어 예술적 깊이를 더했다.특히 이번 제주의 전시는 일본 현지에서도 볼 수 없는 ‘세계 최초’ 조형물들을 대거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했다. 5m 높이로 공중에 떠 있는 ‘천공의 성 라퓨타’와 실제로 육중한 몸체를 움직이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지브리 팬들에게 경이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등장하는 신들의 온천장 골목은 조명을 활용해 낮과 밤의 변화까지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은 단연 ‘네코버스’다. 행선지가 ‘제주’로 표시된 이 거대한 고양이 버스는 관람객이 직접 내부에 탑승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버스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찍는 사진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전시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전시관을 빠져나오면 ‘마녀배달부 키키’를 테마로 한 코리코 카페와 수국길이 이어져, 관람의 여운을 제주의 자연 속에서 천천히 음미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다.지브리 전시는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성인들에게는 잊고 지냈던 동심을 되찾아주는 세대 공감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라는 섬이 주는 평온함과 지브리의 판타지가 결합하여 관람객들에게 깊은 휴식을 제공한다. 제주의 푸른 숲과 지브리의 동화적 상상력이 만난 이번 특별전은 단순한 관광 콘텐츠를 넘어, 제주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여름날의 기록을 남기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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