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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6 08:04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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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커스 취재

    목소리로 짓는 무대, 국립극단 낭독 공연 개막

     화려한 무대 장치나 의상 없이 오직 배우의 목소리와 대본만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특별한 무대가 열린다. 국립극단은 이달 7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일본과 중국, 프랑스, 캐나다 퀘벡의 동시대 희곡 7편을 소개하는 낭독 공연 시리즈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민간 연극계가 오랜 시간 다져온 국제 교류의 결실이자,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국립극단이 해외 극작가 협회들과 손잡고 마련한 글로벌 연극 축제의 장이다.공연의 포문은 일본 연극계의 권위 있는 상을 휩쓴 화제작들이 연다. 이치하라 사토코의 '바쿠스의 신녀-홀스타인 암소'는 젖소의 사육 방식과 인간 여성의 삶을 기묘하게 대조하며 자본주의 속 성의 통제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이어지는 가토 다쿠야의 '도도가 낙하한다'는 조현병을 앓는 코미디언의 사례를 통해 우리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의 기준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두 작품 모두 한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무대로, 공연 직후 작가들이 직접 관객과 대화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깊이 있는 소통을 예고한다.중국 섹션에서는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친 SF 희곡들이 관객을 기다린다. 가오위안의 '역전된 미래'는 핵전쟁 이후 신체 개조가 특권이 된 기이한 법정 풍경을 그리며 차별의 아이러니를 고발한다. 쉬궈취안의 '73집 반 세입자의 마카오 기담'은 화려한 카지노 이면에 숨겨진 소시민들의 고단한 일상을 콜라주 기법으로 담아냈다. 류자오의 '파도가 밀려올 때'는 인공지능이 사별한 어머니를 대체하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가족의 의미와 홀로서기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시리즈의 대미는 프랑스어권의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작품들이 장식한다. 장 브루나 파트리코의 '다리우스'는 오직 후각만 남은 장애 아들을 위해 조향사가 세상의 기억을 향기로 재현해가는 과정을 편지 형식으로 풀어낸 2인극이다. 파니 브리트의 '비앙베이앙스'는 캐나다 총독문학상 수상작으로, 변호사가 친구의 아이와 관련된 사건을 맡으며 겪는 심리적 갈등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담았다. 선의의 본질과 가족 관계의 이면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묵직하게 파고드는 작품이다.낭독 공연은 완성된 연극으로 가기 전의 중간 단계가 아니라, 텍스트가 가진 본연의 힘을 가장 순수하게 만날 수 있는 독립된 장르로 평가받는다. 관객들은 배우의 낭독을 들으며 머릿속으로 자신만의 무대를 그려나가는 능동적인 관람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세계 각국의 동시대 작가들이 고민하는 지점들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자본주의, 정상성, 기술 발전, 가족 등 인류 공통의 화두가 각기 다른 문화권의 시선으로 어떻게 변주되는지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국립극단은 이번 교류를 통해 국내 연극계의 지평을 넓히고 해외 우수 희곡의 도입 창구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1만 5천 원이라는 합리적인 티켓 가격은 일반 관객들이 낯선 해외 희곡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턱을 낮춰주었다. 텅 빈 무대 위에서 오직 언어의 힘만으로 구축될 일곱 개의 세계는 올여름 관객들에게 시각적 화려함보다 더 깊은 지적 자극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매는 국립극단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며 조기 매진이 예상된다.

  • 포커스 취재

    K컬처 300조 시대…법은 여전히 아날로그 수준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 원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체계는 여전히 30년 전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제작비가 1,000억 원을 상회하는 시대가 왔음에도, 국내 관련 법령은 영화와 방송을 엄격히 구분하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괴리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국내 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이미 150조 원을 넘어섰으며, 방송 영상 산업 역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이 게임, 영화, 굿즈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며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해외의 유명 캐릭터나 소설 IP가 수십 년간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한국의 콘텐츠 역시 글로벌 플랫폼의 투자 확대와 맞물려 국가 핵심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규율할 법안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존재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에 멈춰 있다.현행 법체계는 영화법과 방송법 등으로 파편화되어 있어, 동일한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드라마와 영화를 각기 다른 잣대로 규제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특히 콘텐츠 유통의 핵심 주체로 부상한 OTT를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미비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에 제정된 낡은 법들이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중심의 산업 재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에서는 정책적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전문가들은 이제 영화와 방송의 경계를 허물고 콘텐츠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바라보는 통합적인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수한 지식재산권을 발굴하는 단계부터 이를 다양한 매체로 확산시키고 수익을 보호하는 생애주기 전반에 대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유통 방식의 차이에 매몰되어 산업을 쪼개어 규제하기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P 중심의 진흥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토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이미 유럽연합 등 해외 주요국들은 방송과 주문형 서비스를 아우르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을 도입해 변화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영상진흥기본법 전부개정안이나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안 등 통합법 마련을 위한 입법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부처 간 주도권 다툼과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으로 인해 제도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결국 K-콘텐츠의 미래는 낡은 규제의 틀을 얼마나 신속하게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형의 영상물 개념을 넘어 무형의 디지털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유연한 법적 정의와 함께, 제작사와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산업 현장의 변화를 반영한 통합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입법 논의가 한국 문화 산업의 제2의 도약을 이끄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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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육사 책임론"…군 교육 체계 통째로 바꾼다

     정부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하나로 합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을 공식화하며 군 지휘구조의 전면적인 개편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방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과거 군사 쿠데타의 중심에 있었던 육군사관학교의 폐쇄적인 인적 구조를 강하게 질타하며, 구조적 개혁 없이는 헌정 질서 파괴 행위의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는 특정 군종이 장성급 장교를 독점해온 기득권 구조를 깨뜨리고, 민주적 통제가 가능한 새로운 군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대통령이 지적한 핵심 문제는 육사 출신들이 군 고위직을 장악하며 형성된 거대한 카르텔과 그로 인한 정치 개입의 위험성이다. 하위 장교 단계에서는 다양한 출신 성분이 섞여 있음에도 상층부로 갈수록 육사 출신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기형적 구조가 군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아 왔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독점적 지위가 과거 세 차례의 쿠데타 과정에서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음에도 그간 제대로 된 인적 청산이나 구조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개혁의 명분으로 제시되었다.이번 통합 작업은 단순히 과거의 잘못을 묻는 차원을 넘어 현대전의 핵심인 합동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포석도 담고 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장벽을 허물어 통합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키우고, 인공지능과 드론 등 첨단 과학 기술 중심의 미래전 역량을 교육하는 것이 국군사관학교의 목표다. 기존의 군종별 분리 교육 방식으로는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모든 생도가 공동의 가치와 전문성을 공유하는 일원화된 교육 체계를 지향한다.정치권과 군 내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가져올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육사 동문회를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에서는 각 군의 특수성과 전통을 무시한 졸속 통합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그러나 정부는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군이 특정 집단의 사조직처럼 운영되는 시대를 끝내고, 오직 국가와 국민에게만 충성하는 진정한 공군(公軍)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관학교 통합이 필수적인 첫 단추라는 논리다.국방부는 이달 중 대규모 공청회를 열어 통합 사관학교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과 설치법 제정을 위한 여론 수렴에 들어간다. 연내 입법 완료를 목표로 추진되는 이번 계획에는 생도 선발 방식부터 교육 과정 개편, 기존 사관학교 부지의 활용 방안까지 포함될 예정이다.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때까지 설명하고 설득할 것을 주문하면서도, 논의만 무성하다가 개혁의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강력한 집행을 당부했다.군 개혁의 성패는 결국 육사 중심의 폐쇄성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타파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는 국군사관학교 창설과 병행하여 학군장교와 학사장교 등 다양한 출신들이 장성급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공정한 보직 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다. 군 내부의 반발을 잠재우고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인적 쇄신이라는 난제를 풀어내야 하는 과제가 국방부 앞에 놓였다. 이번 통합 사관학교 추진이 대한민국 군의 민주화와 현대화를 완성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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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홀린 K팝 걸그룹, 롤라팔루자 무대 평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걸그룹 에스파와 (여자)아이들이 미국 시카고의 심장부에서 K팝의 압도적인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열린 세계적인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에 나란히 초청된 두 팀은 각각 60분간의 단독 공연을 펼치며 현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출연을 넘어 북미 시장 내 K팝의 영향력이 주류 문화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대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먼저 무대에 오른 (여자)아이들은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을 뽐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지난달 31일 T-모바일 스테이지에 등장한 이들은 신곡 '김미 댓 러브'를 비롯해 '톰보이', '퀸카' 등 전 세계적인 히트곡들을 올 밴드 사운드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빗줄기 속에서도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멤버들의 능숙한 무대 매너에 현지 팬들은 한국어 가사를 떼창으로 화답하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이어 지난 2일 알리안츠 스테이지의 주인공으로 나선 에스파는 특유의 강렬한 '쇠맛' 퍼포먼스로 시카고의 밤을 수놓았다. 데뷔곡 '블랙맘바'로 포문을 연 에스파는 '넥스트 레벨', '아마겟돈', '슈퍼노바' 등 메가 히트곡들을 연달아 쏟아내며 현장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미국 유명 래퍼 타이 달라 사인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에스파와 함께 합동 공연을 펼치며 글로벌 팝스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두 팀의 무대는 음악적 스펙트럼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남겼다. (여자)아이들은 리더 소연의 진두지휘 아래 16곡에 달하는 세트리스트를 구성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과시했고, 에스파는 독보적인 메타버스 세계관과 결합된 압도적인 비주얼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현지 언론들은 "K팝 걸그룹들이 지닌 서로 다른 매력이 시카고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공연을 마친 멤버들은 현지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에스파는 수만 명의 관객이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여자)아이들 역시 비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번 롤라팔루자 무대는 두 팀에게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이어질 글로벌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시카고 그랜트 파크를 가득 메운 수만 명의 관중이 K팝 선율에 하나가 된 이번 사례는 글로벌 음악 축제에서 한국 가수들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밴드 사운드와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현지 관객들과 호흡한 에스파와 (여자)아이들의 활약은 K팝의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글로벌 팝 시장의 중심부에서 거둔 이번 성과는 향후 다른 K팝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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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 한광훈련 개시…중국 해상봉쇄 맞불 작전

     대만군이 중국의 무력 침공과 해상 봉쇄 위협에 맞서 역대 가장 실전적인 규모의 합동 방어훈련인 '한광훈련'에 본격 돌입했다. 대만 중앙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올해로 42회를 맞이한 이번 훈련은 5일부터 열흘간 대만 전역과 외곽 도서에서 일제히 전개된다. 1984년 첫 시행 이후 대만의 자위 역량을 상징해온 한광훈련은 올해 특히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고도화되는 시점에 맞춰 작전의 강도와 범위를 대폭 확대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이번 훈련의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과거의 정형화된 시나리오와 각본을 완전히 폐기했다는 점이다. 대만군은 보여주기식 연출에서 탈피해 실제 전장과 동일한 환경을 조성하고, 예고되지 않은 돌발 상황에 부대별로 대응하는 '무대본 실전형' 방식을 전격 채택했다. 이는 지휘관의 임기응변 능력과 병사들의 실전 대응력을 극대화하여, 실제 교전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승전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군 수뇌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특히 올해 훈련에서는 중국군의 해상 봉쇄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한 '반봉쇄 호송 훈련'이 사상 처음으로 도입되어 눈길을 끈다. 대만 본섬을 포위해 물자 공급망을 차단하려는 중국의 전략을 무력화하기 위해 주요 항로의 안전을 확보하고 민간 선박을 호위하는 작전이 집중적으로 점검된다. 이는 에너지와 식량 등 생존 자원의 외부 의존도가 높은 대만의 전략적 취약점을 보완하고, 장기전에 대비한 국가적 회복력을 검증하는 데 목적이 있다.수도 타이베이를 사수하기 위한 방어선 구축 훈련도 한층 정교해졌다. 대만군은 최근 개통된 신베이시의 단장대교를 전략적 요충지로 설정하고, 중국군 상륙 부대의 진격을 저지하는 봉쇄 훈련을 최초로 시행한다. 단장대교는 북부 해안에서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핵심 길목으로, 이곳에서의 배수진 훈련은 수도권 방어의 마지막 보루를 점검하는 성격을 띤다. 대만군은 미사일 부대와 기갑 전력을 총동원해 입체적인 방어망을 가동하며 적의 진입을 원천 차단하는 연습을 반복한다.군사적 대응을 넘어 민간과 군의 통합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도시 회복력 훈련'도 병행된다. 가오슝과 신베이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진행되는 이번 훈련은 지방정부와 군이 협력해 민방공 대피와 정보 공유, 위기 상황에서의 통합 지휘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전쟁 발생 시 민간 인프라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사회 기능을 신속히 복구하는 능력을 배양함으로써, 단순한 군사 훈련을 넘어 국가 전체의 총력전 수행 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중국은 이번 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대만 해협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어 양측의 물리적 충돌 우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만 내부에서는 이번 무대본 훈련을 통해 대만군의 실질적인 억제력이 증명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열흘간 이어질 이번 한광훈련은 단순한 정례 행사를 넘어 대만의 생존 전략을 재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대만군은 훈련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에 대비하며 전 군의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유지한다. 

  • K컬처 300조 시대…법은 여전히 아날로그 수준

     한국 콘텐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 원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체계는 여전히 30년 전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제작비가 1,000억 원을 상회하는 시대가 왔음에도, 국내 관련 법령은 영화와 방송을 엄격히 구분하던 아날로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괴리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국내 콘텐츠 시장의 규모는 이미 150조 원을 넘어섰으며, 방송 영상 산업 역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하나의 지식재산권(IP)이 게임, 영화, 굿즈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며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해외의 유명 캐릭터나 소설 IP가 수십 년간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것처럼, 한국의 콘텐츠 역시 글로벌 플랫폼의 투자 확대와 맞물려 국가 핵심 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규율할 법안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존재조차 예상하지 못했던 시절에 멈춰 있다.현행 법체계는 영화법과 방송법 등으로 파편화되어 있어, 동일한 플랫폼에서 소비되는 드라마와 영화를 각기 다른 잣대로 규제하는 모순을 낳고 있다. 특히 콘텐츠 유통의 핵심 주체로 부상한 OTT를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지원할 수 있는 근거 법령이 미비하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반에 제정된 낡은 법들이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중심의 산업 재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장에서는 정책적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전문가들은 이제 영화와 방송의 경계를 허물고 콘텐츠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바라보는 통합적인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수한 지식재산권을 발굴하는 단계부터 이를 다양한 매체로 확산시키고 수익을 보호하는 생애주기 전반에 대한 지원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순히 유통 방식의 차이에 매몰되어 산업을 쪼개어 규제하기보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IP 중심의 진흥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토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이미 유럽연합 등 해외 주요국들은 방송과 주문형 서비스를 아우르는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을 도입해 변화한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영상진흥기본법 전부개정안이나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제정안 등 통합법 마련을 위한 입법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부처 간 주도권 다툼과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으로 인해 제도화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결국 K-콘텐츠의 미래는 낡은 규제의 틀을 얼마나 신속하게 혁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유형의 영상물 개념을 넘어 무형의 디지털 콘텐츠까지 포괄하는 유연한 법적 정의와 함께, 제작사와 플랫폼이 상생할 수 있는 공정한 수익 배분 구조가 확립되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산업 현장의 변화를 반영한 통합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이번 입법 논의가 한국 문화 산업의 제2의 도약을 이끄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연경에 진 그날, 은퇴 고민"…귀네슈의 진심

     세계 여자배구의 중심축으로 성장한 튀르키예의 미들블로커 제흐라 귀네슈가 자신의 화려한 커리어를 완성한 결정적 계기로 과거 한국에 패했던 아픈 기억을 꼽았다. 198cm의 압도적인 신체 조건과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튀르키예 배구의 황금기를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0 도쿄 올림픽 당시의 심경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 당시 유력한 메달 후보였던 튀르키예가 한국과의 8강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무너졌던 사건은 스무 살 유망주였던 그에게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거대한 충격이었다.당시 한국 대표팀은 김연경의 폭발적인 득점력을 앞세워 튀르키예의 강력한 공세를 잠재우고 4강 진출이라는 기적을 썼다. 경기가 끝난 직후 튀르키예 선수들은 코트에 주저앉아 통곡했으며, 귀네슈 역시 눈물을 쏟으며 패배의 고통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만약 그때 자신을 지탱해줄 강인한 정신력이 없었다면 그날 이후 배구화를 벗었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했다. 배구를 포기하고 싶을 만큼 처절했던 그날의 패배는 역설적으로 그를 세계 정상으로 밀어 올린 가장 강력한 자극제가 되었다.시련을 딛고 일어선 귀네슈는 도쿄 올림픽 이후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며 세계 최고의 미들블로커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속팀 바키프방크에서 튀르키예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며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국제 대회에서도 매번 베스트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2023년 유럽선수권 사상 첫 우승과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정상을 동시에 탈환하며 튀르키예 여자배구를 세계 랭킹 1위의 반열에 올려놓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귀네슈의 성장은 단순히 기술적인 발전에 그치지 않고 경기 전체를 읽는 통찰력과 위기 상황에서의 리더십으로 이어졌다. 도쿄에서의 눈물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으며, 어떤 강팀을 만나도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튀르키예 배구 팬들은 실력과 외모를 모두 갖춘 그를 국가적 스타로 추앙하고 있으며, 그가 보여준 불굴의 의지는 배구 꿈나무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다. 한국전 패배라는 시련이 없었다면 지금의 독보적인 귀네슈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최근 2026 VNL에서도 튀르키예의 우승을 견인한 귀네슈는 대회 베스트 미들블로커로 선정되며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는 매 경기 압도적인 블로킹 득점과 속공 능력을 선보이며 상대 팀 공격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밝힌 그의 진심 어린 고백은 스포츠에서 패배가 단순한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가장 값진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 팬들에게 증명해 보였다. 한국 배구 팬들 역시 김연경의 라이벌이자 동료로서 성장한 그의 서사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있다.제흐라 귀네슈의 여정은 이제 2028년 올림픽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그는 더 이상 패배의 눈물을 흘리던 어린 유망주가 아닌 세계 배구계를 호령하는 여제로 우뚝 섰다. 과거의 아픔을 승화시켜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의 이야기는 스포츠가 선사하는 가장 감동적인 드라마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튀르키예 여자배구의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귀네슈가 앞으로 써 내려갈 기록들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전 세계 배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시카고 홀린 K팝 걸그룹, 롤라팔루자 무대 평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걸그룹 에스파와 (여자)아이들이 미국 시카고의 심장부에서 K팝의 압도적인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열린 세계적인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 시카고'에 나란히 초청된 두 팀은 각각 60분간의 단독 공연을 펼치며 현지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출연을 넘어 북미 시장 내 K팝의 영향력이 주류 문화로 완전히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무대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먼저 무대에 오른 (여자)아이들은 폭우가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라이브 실력을 뽐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지난달 31일 T-모바일 스테이지에 등장한 이들은 신곡 '김미 댓 러브'를 비롯해 '톰보이', '퀸카' 등 전 세계적인 히트곡들을 올 밴드 사운드로 재해석해 선보였다. 빗줄기 속에서도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는 멤버들의 능숙한 무대 매너에 현지 팬들은 한국어 가사를 떼창으로 화답하며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이어 지난 2일 알리안츠 스테이지의 주인공으로 나선 에스파는 특유의 강렬한 '쇠맛' 퍼포먼스로 시카고의 밤을 수놓았다. 데뷔곡 '블랙맘바'로 포문을 연 에스파는 '넥스트 레벨', '아마겟돈', '슈퍼노바' 등 메가 히트곡들을 연달아 쏟아내며 현장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미국 유명 래퍼 타이 달라 사인이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에스파와 함께 합동 공연을 펼치며 글로벌 팝스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두 팀의 무대는 음악적 스펙트럼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남겼다. (여자)아이들은 리더 소연의 진두지휘 아래 16곡에 달하는 세트리스트를 구성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과시했고, 에스파는 독보적인 메타버스 세계관과 결합된 압도적인 비주얼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사로잡았다. 현지 언론들은 "K팝 걸그룹들이 지닌 서로 다른 매력이 시카고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공연을 마친 멤버들은 현지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에스파는 수만 명의 관객이 한국어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여자)아이들 역시 비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번 롤라팔루자 무대는 두 팀에게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향후 이어질 글로벌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시카고 그랜트 파크를 가득 메운 수만 명의 관중이 K팝 선율에 하나가 된 이번 사례는 글로벌 음악 축제에서 한국 가수들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밴드 사운드와 힙합,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현지 관객들과 호흡한 에스파와 (여자)아이들의 활약은 K팝의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글로벌 팝 시장의 중심부에서 거둔 이번 성과는 향후 다른 K팝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최예나 눈물의 과거사, 림프종 딛고 선 기적

    가수 최예나가 방송을 통해 어린 시절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소아암 투병기를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3일 첫 전파를 탄 SBS 연애 리얼리티 '내 남은 연애'에 출연한 최예나는 과거 림프종으로 고통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2030 청춘들의 사연에 깊은 유대감을 드러냈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사랑받아온 아이돌 스타의 이면에 숨겨진 아픈 과거사는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과 동시에 짙은 감동을 안겼다.이날 방송에서는 암 4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일반인 출연자의 사연이 소개되었고, 이를 지켜보던 최예나는 자신의 경험을 조심스럽게 꺼내 놓았다. 그는 어린 시절 림프종 투병 당시 가족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가 짐이 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뿐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병원비 충당을 위해 김밥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야 했던 부모님의 고생을 언급하며, 아픈 아이로서 느껴야 했던 자책감과 가족에 대한 애틋함을 눈물로 털어놓았다.최예나가 앓았던 림프종은 면역 체계의 핵심인 림프구가 악성 종양으로 변하는 질환으로, 소아 악성종양 중 발병률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국내 소아청소년 환자들 사이에서는 비호지킨림프종이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하며, 주로 목이나 겨드랑이 부위에 통증 없는 멍울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최예나 역시 과거 다른 예능에서 병원 측으로부터 포기 권고를 들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음을 밝힌 바 있어, 그의 건강한 복귀는 더욱 기적 같은 일로 받아들여진다.의학계 통계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림프종은 한 해 약 120건 정도 발생하며, 남성 환자의 비율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난다. 종양의 위치에 따라 기침이나 호흡곤란, 복통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하는데, 특히 호지킨림프종의 경우 원인 모를 발열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기도 한다. 다행히 림프종은 소아암 중에서도 예후가 비교적 양호한 질환으로 분류되며, 적절한 항암 치료와 방사선 요법을 병행할 경우 장기 생존율이 70%에서 90%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다만 완치 이후에도 장기 생존자들은 후기 합병증이라는 숙제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 성장기에 겪은 강력한 항암 치료는 향후 심장이나 폐 질환, 혹은 이차암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최예나가 방송에서 보여준 공감 능력은 단순히 감성적인 차원을 넘어, 같은 아픔을 겪고 생존해낸 이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삶에 대한 치열한 의지와 서로를 향한 위로가 담겨 있었다는 평가다.최예나의 고백은 질병과 싸우고 있는 환우들과 그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시한부 선고라는 절망을 딛고 다시 사랑을 꿈꾸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의 취지와 맞물려, 최예나의 존재는 그 자체로 살아있는 증거가 되었다. 아픔을 딛고 화려한 무대 위에 선 그의 모습은 병마와 싸우는 많은 이들에게 견디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는 무언의 약속처럼 다가오고 있다.

  • 피톤치드 가득한 창원 편백숲 치유 여행

     연일 이어지는 가마솥더위를 피해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진 숲길들이 여름 휴가객들의 안식처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의 명물인 계족산 황톳길은 산허리를 감싸는 14.5km의 임도에 매년 수천 톤의 황토를 깔아 조성한 맨발 걷기의 성지다. 발끝으로 전해지는 황토의 시원한 촉감은 체온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과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을 준다. 숲이 터널을 이루어 햇빛을 차단하고 곳곳에 세족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무더운 날씨에도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맨발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전북 장수의 방화동 생태길은 장안산 덕산계곡의 비경을 따라 걷는 물길 여행의 정수를 보여준다.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깃든 용소와 신선들이 머물렀던 바위들이 원시림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낸다. 영화 '남부군'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아랫용소와 황희 정승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윗용소를 지나면 짙은 그늘 아래 야생화가 가득한 데크길이 이어진다. 110m 높이에서 시원하게 쏟아지는 방화폭포의 물줄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짜릿한 청량감을 선사한다.강원도 인제의 둔가리약수숲길 1코스는 오지 생태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서바수길로 불린다. 내린천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곁에 두고 걷는 이 길은 소나무와 천연림이 내뿜는 맑은 공기가 압권이다. 용포교를 건너면 방태산에서 흘러내린 원시적인 자연경관이 펼쳐지며 탐방객들을 태고의 숲으로 인도한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홀로 걷는 여행객들에게도 인기가 높으며, 길 끝에서 마주하는 약수 한 사발은 긴 여정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경남 창원의 편백치유의숲 두드림길은 도심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산림욕 코스다. 장복산 아래 60ha 면적에 빼곡히 들어선 30~40년생 편백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정화해준다. 풍욕장과 전망대를 거쳐 장복산 능선을 타는 두드림길 외에도 체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난이도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숲과 맞닿은 삼밀사의 오백나한상은 고요한 숲의 분위기에 신비로움을 더하며 탐방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이처럼 전국의 숲길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여름철 지친 시민들을 유혹하고 있다. 계족산의 황톳길이 건강한 자극을 준다면, 장수의 계곡길은 시각적인 시원함을, 인제의 오지 길은 고요한 사색을, 창원의 편백숲은 깊은 휴식을 선사한다. 숲길 탐방은 단순히 걷는 행위를 넘어 자연의 냉기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기력을 회복하는 능동적인 피서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고산 지대나 계곡 인근의 숲은 도심보다 기온이 낮아 열대야에 지친 이들에게 최고의 밤 산책로가 되어주기도 한다.여름 숲길 여행을 떠날 때는 각 코스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제 서바수길처럼 편의시설이 부족한 오지 코스는 식수와 간식을 충분히 준비해야 하며, 대전 황톳길처럼 맨발 걷기가 주 목적인 곳은 수건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 숲은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며 인간에게 쉼터를 내어주지만, 탐방객들 역시 자연을 보호하는 성숙한 태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주말, 에어컨 바람 대신 숲이 건네는 천연의 시원함 속에서 여름의 한복판을 건강하게 건너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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