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추석 지갑 잡아라' 홈쇼핑 할인 경쟁

홈쇼핑 업계가 추석 대목을 앞두고 소비자 잡기에 나섰다. 명절 음식 준비에 필요한 육류와 간편식, 건강기능식품 등의 방송 편성을 늘리고 할인과 적립 혜택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홈쇼핑 시장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추석 특수를 통해 반등의 기회를 찾겠다는 전략이다.
한국TV홈쇼핑협회의 ‘2025년 TV홈쇼핑 산업 현황’을 보면 지난해 국내 7개 TV홈쇼핑 사업자의 전체 거래액은 18조5053억원이었다. 전년보다 5.1% 줄어든 규모다. 2021년 21조959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연속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4.2%를 기록했다.
TV 방송 매출 역시 감소세다.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6181억원으로 전년보다 0.9% 줄었다.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매출에서 TV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도 46.7%로 떨어지며 처음으로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
홈쇼핑 업체들은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해 상품 구성을 바꾸고 있다. 마진이 낮고 판매 효율이 떨어지는 가전제품 등의 편성은 줄이고 패션과 뷰티, 건강기능식품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늘리는 방식이다.
이 같은 전략은 올해 상반기 실적에도 나타났다. CJ온스타일은 매출 7813억원, 영업이익 499억원을 기록했고 GS샵은 매출 5302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을 올렸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4710억원, 영업이익 463억원, 현대홈쇼핑은 매출 5520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NS홈쇼핑은 매출 3470억원, 영업이익 366억원이었다.
5개사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4.1% 늘었다. 합산 영업이익률도 7.5%에서 9.0%로 높아졌다. 매출을 크게 늘리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상품 중심으로 판매 효율을 높이는 전략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추석은 홈쇼핑 업체들이 주력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시기다. 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각 업체는 할인과 적립 혜택을 내놓으며 소비자의 지갑을 잡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현대홈쇼핑은 오는 13일까지 ‘다드림 감사제’를 진행한다. 현대H몰 행사 페이지를 찾은 고객 가운데 매일 선착순 5만명에게 5만원 상당의 쿠폰팩을 제공한다. 30만원 이상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3만원 할인 쿠폰과 10% 할인 쿠폰, 5000원 할인권 등이 포함됐다.
식품을 대상으로 한 적립 혜택도 마련했다. 현대H몰이나 TV홈쇼핑에서 오는 22일까지 식품 상품을 2개 이상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10%를 적립한다. 최대 적립 한도는 100만포인트다. 식품 외 상품도 14일부터 22일까지 10%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다.
GS샵은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판타지 추석’ 특집을 진행한다. 행사 상품을 2개 이상, 누적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10%를 최대 3만원까지 적립한다. 행사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상품과 날짜에 따라 5~7% 즉시 할인도 제공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추향 저격’ 행사를 마련하고 관련 상품 구매 고객에게 7%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여러 상품을 구매하면 추가 포인트도 지급한다. 일부 LA갈비와 도가니탕 상품은 한 번 주문한 상품을 두 곳의 배송지로 나눠 받을 수 있도록 했다.

NS홈쇼핑은 할인 혜택을 앞세웠다. NS몰에서 오는 20일까지 ‘추석 상차림 최대 20% 할인’ 기획전을 열고 LA갈비와 갈비찜, 사과, 굴비, 전복, 송편, 전병 등을 판매한다. TV홈쇼핑에서도 상품별 추가 구성과 카드 할인, 상품권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상품 편성도 명절 수요에 맞춰 달라지고 있다. 올해 추석은 9월 25일로,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연휴가 이어진다. 업계는 연휴가 길지 않은 만큼 명절 음식을 직접 준비하는 부담을 덜려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육류와 가정간편식(HMR) 편성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9일부터 추석 전 배송이 끝나는 22일까지 소고기 원육과 갈비류 방송을 집중 편성한다. 꽃갈비 원육과 LA갈비, 포갈비, 소갈비찜, 양념 살치살 등을 판매한다. 한우 불고기와 한우 미역국, 왕갈비탕처럼 조리 부담을 줄인 상품도 선보인다.
원육 상품 물량은 올해 설보다 50% 이상 늘렸고 전체 육류 방송 편성도 평소보다 약 30% 확대했다. 최근 방송한 조선호텔 LA갈비와 포갈비는 각각 내부 목표 대비 60% 이상의 주문 실적을 기록했다.
명절 먹거리 소비 방식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GS샵이 2015년과 2025년 추석 직전 3주간 판매 자료를 비교한 결과 식품 매출 비중은 9.3%에서 17.9%로 높아졌다. 식품 매출액도 같은 기간 80% 증가했다.
반면 주방용품의 매출 비중은 8.0%에서 3.3%로 낮아졌고 매출액은 38% 감소했다. 직접 명절 음식을 만들기 위한 냄비와 프라이팬보다 바로 먹거나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식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 관련 상품의 비중도 커졌다. 건강용품과 건강식품의 매출 비중은 7.0%에서 15.3%로 상승했고 매출액은 103% 증가했다. 의류와 이미용, 신발 상품의 매출 비중도 각각 높아졌다.

명절을 보내는 방식 역시 변화했다. GS샵 조사에서 명절 음식을 직접 만들겠다는 응답은 2024년 58.7%에서 2025년 48.3%로 줄었다. 가족 모임을 계획한다는 응답도 81.1%에서 71.3%로 낮아졌다. 반면 국내외 여행을 계획한다는 응답은 25.2%에서 42.7%로 증가했다.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한 선물 경쟁도 이어진다. NS홈쇼핑은 15일 정관장 홍삼활력플러스를 본품과 증정분을 합쳐 총 10박스, 300포 구성으로 판매한다. 쇼핑백 10장도 함께 제공한다. 19일에는 콜라겐 상품에 신세계상품권 10만원을 더한 상품을 선보인다.
GS샵도 11일 건강기능식품 방송 구매 고객에게 마사지기를 증정하는 등 사은품을 강화한다. 식품은 할인과 적립, 건강기능식품은 추가 구성과 사은품을 앞세워 추석 선물 수요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홈쇼핑 업계는 이번 추석을 통해 감소세가 이어지는 시장에서 소비자를 다시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명절 음식의 간편화와 선물 수요 증가 등 달라진 소비 흐름에 맞춰 상품과 혜택을 구성한 만큼, 추석 대목이 하반기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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