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건강

약 먹으면서 '이 과일' 절대 안 됩니다!

 약이나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무엇을 먹느냐'만큼 '무엇과 함께 먹느냐'도 중요하다. 같은 약이라도 함께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약효가 달라지거나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종류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고령층은 음식과의 궁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고령층에서 가장 흔히 복용하는 '혈압약'은 특정 음식과 함께 먹으면 위험할 수 있다. 자몽에 함유된 '나린진' 성분은 간의 약물 분해 기능을 방해한다. 이로 인해 약의 대사 속도가 느려지면 체내 약물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권장 복용량보다 과다 복용한 것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자몽뿐 아니라 포도, 레몬, 라임과 같은 유사 과일도 주의해야 한다.

 

또한 혈압약을 복용할 때는 바나나와 토마토 같은 칼륨이 풍부한 식품도 피해야 한다. 혈압약은 체내 칼륨 농도를 높이는 작용을 하는데, 이미 칼륨이 풍부한 음식과 함께 섭취하면 칼륨 과다증을 유발할 수 있다. 칼륨 과다증은 근육 약화와 심혈관 이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위험하다.

 

'우울증약'을 복용 중이라면 커피와 술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우울증약과 커피를 함께 마시면 카페인이 중추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해 불안감과 긴장감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알코올 역시 우울증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므로 함께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항생제' 복용 시에는 요구르트와 우유를 함께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항생제가 장내 유익균까지 죽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유산균이 함유된 음료와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요구르트와 우유에 포함된 칼슘이 항생제와 결합하여 오히려 유익균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항생제 복용이 끝난 후에 요구르트와 우유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꼭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 2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섭취해야 한다.

 


속쓰림을 완화하는 '제산제'를 복용할 때는 오렌지주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오렌지주스의 산성 성분이 위를 자극하여 복통이나 설사와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비약'을 복용할 때는 우유를 함께 마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변비약이 알칼리성인 우유와 만나면 약물의 보호막이 손상되어 대장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약효가 감소하거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알레르기약'을 복용할 때는 과일주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자몽주스, 오렌지주스, 사과주스 등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알레르기약 성분의 흡수를 방해하고 약효를 저하시킬 수 있다. '골다공증약'을 복용 중이라면 커피, 콜라, 홍차와 같은 음료를 자제해야 한다. 이러한 음료들은 신장의 칼슘 배설을 증가시켜 골다공증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탄산음료에 함유된 인 성분은 골다공증약과 함께 섭취하면 매우 해롭다.

 

영양제 역시 되도록 우유, 커피, 술, 탄산음료와 함께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물을 따로 준비하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가까이 있는 음료와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간에 부담을 주거나 영양제의 효과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높다.

 

약이나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항상 물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특정 약물과 음식의 상호작용에 대해 미리 알아두고 주의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