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3명이 인공지능(AI) 도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덕분에 생산성이 향상되어 혜택을 보는 직군을 포함하면 국내 근로자 절반이 AI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결과는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AI와 한국 경제'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으로, AI 도입이 한국 경제와 노동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깊게 살펴본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보고서에서 직군별로 ‘AI 노출도’와 ‘AI 보완도’를 분석하고, 이들 요소에 따라 직군을 4가지 그룹으로 나눠 분석을 진행했다. 'AI 노출도'는 직무가 AI에 의해 어느 정도 대체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AI 보완도'는 해당 직업이 AI에 의해 대체되지 않거나 오히려 AI와 협업해 더 높은 효율을 낼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연구진은 이 분석을 통해 국내 근로자 절반 이상인 51%가 AI 도입으로 직장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구체적으로, 직장인 4명 중 1명(24%)은 AI가 생산성을 높여주지만,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은 적은 직군으로 분석되었고, 10명 중 3명(27%)은 AI에 대체되거나 소득이 감소할 확률이 높은 직군으로 분류되었다. 특히 후자의 직군은 ‘높은 노출도-낮은 보완도’ 그룹에 속하는 직장인들로, AI의 도입이 그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대부분 저임금 직군에 속하며, 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높아 실직이나 소득 감소의 우려가 있다.

 

 

AI의 도입은 노동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로, 이에 따른 노동 공급 감소는 경제적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AI 도입이 한국 경제의 생산성을 1.1%에서 3.2% 향상시킬 수 있으며, GDP를 4.2%에서 12.6%까지 높일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도입은 고령화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주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하지만 AI 도입이 가져오는 변화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직군들도 존재한다. 특히 ‘높은 노출도-낮은 보완도’ 그룹에 속한 직장인들은 소득 감소나 실직의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며, 사회 안전망 강화와 재훈련 프로그램이 중요한 대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러한 취약 계층을 위해 맞춤형 정책과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AI 도입에 따른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AI 도입에 있어 선진국 대비 높은 디지털 인프라와 혁신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행은 한국이 165개국 중 15위로 AI 준비 지수가 높은 편이라며, AI 도입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는 AI 도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AI 도입이 필수적인 시대에 접어들면서, 직장인들의 일자리와 소득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 ‘AI 노출도’와 ‘AI 보완도’를 기준으로 한 직군 분석은 AI 도입에 따른 직업 대체와 소득 감소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을 세우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정부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취약 계층을 위한 재훈련과 교육 정책을 강화해야 하며, AI 도입의 혜택을 최대화하는 동시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AI 도입은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직장인들의 일자리와 소득에 미칠 영향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보고서는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 AI 도입에 따른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회 전반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하는 것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