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다시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6일, 삼성전자의 2023년 반도체 매출이 665억 달러로, 전년 대비 62.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메모리 제품 매출이 크게 반등한 결과로,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연평균 4.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023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제품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특히 AI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제품군에서 우위를 점하며, 경쟁사인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시장에서 다시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반면, 인텔은 2023년 실적 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반도체 매출은 492억 달러로 0.15% 증가에 그쳤으며, 대규모 감원과 일부 공장 투자의 연기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인텔은 최근 CEO 교체까지 단행했으며, 이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편, AI 시대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는 2023년 반도체 매출이 4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3.6% 성장하며 3위로 올라섰다. 엔비디아는 AI와 데이터센터 등 분야에서 큰 수요 증가를 보였으며,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프로세서에서 강력한 성장을 기록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두 계단 상승하여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트너는 SK하이닉스의 2023년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86% 증가한 42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는 AI 애플리케이션용 HBM에서의 초기 리더십 우위를 바탕으로 큰 실적 향상을 보였으며, 23일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023년 매출은 102% 증가한 66조1930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가 비메모리 반도체를 크게 웃도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는 메모리 반도체 매출이 71.8% 증가할 것으로 보며, AI 반도체와 서버,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프로세서가 큰 수요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자동차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 매출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4.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반도체 시장의 다양한 변화와 함께, AI 및 데이터센터 관련 제품군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또한, 가트너는 이번 조사에서 반도체 위탁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대만 TSMC를 제외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TSMC는 지난해 반도체 매출에서 33.9% 증가한 약 886억 달러를 기록했다. TSMC를 포함하면, 사실상 TSMC가 지난해 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한 셈이다.

 

2024년에는 반도체 시장의 다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AI와 고대역폭 메모리, 서버용 반도체 등이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AI 반도체와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