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태즈메이니아섬 서북쪽 외딴 해변에서 약 150여 마리의 흑범고래가 좌초된 사건이 발생해, 환경 당국은 긴급 구조 작업에 나섰으나 실패한 끝에 안락사를 결정했다. 19일(현지 시각) AP통신과 여러 외신은 18일, 태즈메이니아섬 북서쪽의 외딴 해변에서 발견된 157마리의 흑범고래에 대한 구조 작업이 진행되었음을 보도했다. 당시 이미 일부 고래는 사망한 상태였으며, 생존한 고래들은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당국은 살아있는 고래들을 모두 안락사시키기로 결정했다.

 

호주 환경 당국은 처음에는 고래들을 안전한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구조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해변이 외딴 곳에 위치해 있어 전문 장비를 운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으며, 사람의 접근조차 어려운 환경이었다. 게다가 날씨와 바다 상태가 매우 거칠었기 때문에, 구조 작업은 점점 더 어려워졌고, 결국 성공적인 구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고래들은 햇빛과 강풍에 노출되어 고통을 겪고 있었고, 구조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다른 고래들이 해변으로 밀려들어 상황은 점점 악화되었다.

 

당국은 고래들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전문가들의 수의학적 평가를 받았다. 평가 결과, 고래들이 더 이상 구조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었고, 살아남은 고래들에 대해 안락사를 결정하게 되었다. 해양 생물학자 크리스 칼리온은 "구조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이 실패로 끝났고, 고래들이 더 이상 살릴 수 없는 상태였다"며 "해변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고래들은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흑범고래는 길이가 최대 6미터에 달하고, 성체는 약 3톤의 무게를 지닌 대형 해양 포유류다. 이들은 대개 50마리 이상의 무리를 지어 살아가며, 개체 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부족하다. 하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는 이들을 ‘준위협’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좌초된 고래들은 그 규모가 크고, 좌초 사고가 발생한 해변의 특성상 구조 작업이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번 사건은 태즈메이니아에서 발생한 흑범고래의 대규모 좌초 사고로, 1974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도 160마리 이상의 흑범고래가 좌초되었으나, 이번 사건에서는 고래들의 좌초 원인에 대한 명확한 해석은 나오지 않았다. 태즈메이니아 환경 당국은 아직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이며, 고래들이 왜 해변으로 밀려왔는지에 대해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 다만, 항공 정찰을 통해 추가적인 고래의 좌초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해양 생태계와 고래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고래들의 서식지와 먹이 상태, 기후 변화, 그리고 다른 환경적 요소들이 이번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양 생태계의 변화와 인간 활동의 영향을 고려하여, 고래와 같은 해양 동물들의 보호를 위한 보다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환경 당국은 고래들의 구조 작업 실패와 관련해 여러 가지 요인을 분석하고 있으며, 향후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고래의 서식지 보호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고래와 같은 대형 해양 동물들의 보호와 생태계 회복을 위한 국제적인 협력과 노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