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이후 대통령 경호처를 강하게 질책하며 총기 사용까지 언급한 정황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김 여사가 "이재명 대표를 쏘고 싶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20일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경찰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은 대통령 경호처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영장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월 15일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된 직후 경호처 직원들에게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출하며 "총 갖고 다니면 뭐하느냐. 그런 걸(체포)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책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여사가 이 발언을 할 당시 매우 격앙된 상태였으며, 이 과정에서 "마음 같아서는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언을 직접 들은 경호처 직원은 큰 충격을 받아 즉시 이 내용을 상부에 보고했으며, 이러한 정황은 경호처 내부 문건 및 관계자 진술을 통해 특수단이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발언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강하게 부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악의적인 왜곡 보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1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두 사람은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와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광우 본부장은 당시 김성훈 차장에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관저에 오면 다 때려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경호처가 윤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수단은 경호처가 대통령 체포를 저지하기 위한 조직적인 계획을 세웠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성훈 차장과 이광우 본부장의 구속 여부가 향후 수사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호처의 조직적 개입 여부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국가기관의 권한 남용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의 역할과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며, 정치적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