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2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에 따른 조기 대선 실시 시 시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으로 해석되며,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대선 행보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선제적 차별화 전략으로 분석된다.

 

홍 시장은 이날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며 "탄핵 대선이 시작되면 시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대선은 보궐선거로 분류되어 선거일 30일 전 사퇴만으로도 출마가 가능하지만, 홍 시장은 조기 사퇴를 통해 확고한 출마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의 이번 발언이 단순한 즉흥적 결정이 아닌 치밀한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의힘 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 쟁쟁한 지자체장들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사퇴 카드를 꺼내들며 선도적 입지를 다지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대선 출마에 대한 의중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바 있다. 당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기각을 간절히 바라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평소부터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홍 시장의 이번 결정이 시기적으로도 전략적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3월 초중순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월 28일까지 재보궐선거 실시 사유가 통지되지 않으면 해당 지자체장은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출한다"고 이미 통보한 상태다.

 

이는 공직선거법상 보궐선거 실시 여부가 임기만료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결정된다는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 홍 시장의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 실시 부담이 상당 부분 해소된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홍 시장이 보다 자유롭게 대선 행보를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홍 시장의 이번 발언이 향후 여권 내 대선 구도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다른 잠재적 대선 주자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쳐, 여권 내 대선 레이스가 예상보다 일찍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