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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전 격화... 김부겸 "이대로는 미래 없다" 선전포고

 더불어민주당의 비이재명(비명)계 대권 주자로 주목받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당내 강성 지지층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핵심 지지기반인 이른바 '개혁의딸'(개딸)들의 극단적 언행을 겨냥하며 당의 미래를 우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18일 오후 KTX 광명역에서 개최된 '희망과 대안포럼' 창립식에서 김 전 총리는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과격한 정치 언어 사용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민주당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데 열혈 지지층이 큰 역할을 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현재 그들이 보이는 행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수박'이라는 용어 사용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용어는 강성 지지층이 중도 성향의 의원이나 당원들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하는 멸칭으로, '겉은 파란데 속은 빨갛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명계에서는 이를 '빨갱이가 아닌 척하는 빨갱이'를 암시하는 극우적 색깔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김 전 총리는 이 용어가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상처, 희생을 상징하는 단어였음을 상기시키며, 이러한 분열적 언어 사용의 중단을 호소했다.

 

더불어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의 미래 비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다양성과 민주성, 포용성이 결여된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언하며,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민주당의 전통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강조했다. 특히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배척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행태로는 국민들에게 진정한 통합과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 전 총리는 현재의 민주당 체제만으로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 더 큰 규모의 정치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특히 국민소득 3만5천불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헌법 체제와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개헌 로드맵 마련을 촉구했다.

 

같은 자리에 참석한 김두관 전 의원 역시 개헌론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내란세력 제압을 우선시하는 입장과는 달리,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이미 충분히 드러났다고 지적하며, 이 대표의 결단만 있다면 최소한의 원포인트 개헌이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포럼을 통해 드러난 비명계의 목소리는 당내 강성 지지층의 극단적 행태와 현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로 해석되며, 향후 당내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